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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형 애착 (공포회피형): (2) 혼란형 애착의 특징
    애착 2023. 10. 3. 00:20

    불안과 회피

    혼란형 애착에 대해 검색해 보면 불안형+회피형의 모습을 전부 다 보인다고 설명한다. 불안형의 '자기부정'과 회피형의 '타인부정'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한다. 남 일 같이 얘기하지만 나도 극도로 어려웠다... 이 글에선 여러 가지 글을 참고하여 내가 주로 보였던 특징들을 설명해볼까 한다. 여러 가지 글을 읽어봤는데 여기 쓰는 내용의 일부는 이 글을 많이 참고했다(https://m.blog.naver.com/dreaming502/222378997589)

    1. 거절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

    기본적으로 거절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모호한 행동을 하고는 한다. 이 것은 거절감을 느끼지 않기 위한 것으로 어느 날은 누군가에게 열성적으로 연락을 하기도, 어떤 날은 이 사람과의 관계에 두려움을 가지고 지레짐작으로 관계를 끊어버린다.

    내 생각에 거절감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은 두 가지 유형이 나타나는데

    • 수동적 자세: 원래 사람들은 거절을 한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며 인간관계를 위해 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거절당하면 상대와 소원해지고 관계를 끊으면 그만
    • 능동적 자세: 거절을 당하지 않기 위해 나를 포장하고, 내 주변 상황을 통제하고, 상대방에게 거절당하지 않을 부탁만을 골라서 하는 등 불안을 마음속에 안고 있지만 노력하는 자세

    난 두 가지 유형을 전부 보였다.

    2. 감정 조절의 어려움

    불안한 감정을 조절하기 매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이 것도 두 가지로 대처가 나온다고 하는데

    • hypoactivation: 부정적 감정을 아예 없는 것처럼 취급.
    • hyperactivation: 감정을 더 과하게 표현함.

    나의 경우는 hypoactivation을 주로 사용했다. 감정을 털어놓지도 않고 없었던 일처럼 가만히 지나간다. 이 감정이 계속 남아 있으면 아무것도 못할 거 같으니까. 상담에서 나는 이 것을 수면 아래로 가라앉힌다고 표현했다. 상담을 할 때마다 상담 선생님은 내 이 수면 아래 가라앉은 내용들을 알기 원했고, 나는 극심하게 거부했었다. 이걸 수면 위로 드러낼 때마다 흙탕물이 되는 바람에 나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어려운 시간들이었다.

    3. 과한 지레짐작

    정신병 수준의 망상은 아니지만. 상대의 작은 행동 변화에도 혼자서 온갖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실제로 맞는 때도 있다만... 그건 굉장히 적은 경우이고 보통은 상대는 날 신경도 쓰고 있지 않는데 혼자 상대의 행동 변화가 나로부터 온 것이 아닐까? 나의 어떤 행동에 실망하지 않았을까?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거나 나와의 관계를 끊지 않을까 싶은 온갖 생각에 사로 잡힌다. 불안형이라면 이런 마음을 상대에게 토로할 때도 있겠다만, 혼란형은 타인도 믿지 않기 때문에 털어놓지도 않는데. 나는 어느새 혼자 상대와 멀어지고 있다.

    4. 상대가 나를 안 좋아하면 불안형, 상대가 나를 좋아하면 회피형

    혼란형인 모든 사람은 이런 마음을 겪으면서 자기 자신을 진짜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와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동시에 상대를 믿지 못하며 언젠가 떠날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모순된 행동패턴을 보인다.

    • 나의 모습을 다 보여주면 상대가 실망하고 떠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 상대가 특정 행동을 해야만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며 대개는 상대가 들어주기 어려운 무리한 요구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강하게 박여있다.
    • 상대가 한 번이라도 거절한다면 마음이 급격하게 식어버린다. 아무렇지 않은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상대가 나의 요구를 들어주기 원하는 강한 소망이 있다.
    • 자신의 속마음은 이야기하지 않거나 혹은 굉장히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회적으로 표현하지만 상대가 나의 마음을 다 알기를 원한다. 상대는 이 사람이 무엇이 서운한지 알기가 어렵다. 있는 그대로 수용 된 경험이 적고 거절에 대한 공포가 크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대놓고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상대와 정서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이것을 멀게 만들기 위해 각종 안 좋은 점들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상대의 애정표현을 계속 의심하거나 (나를 왜 좋아하는 거야?), 상대의 단점을 집요하게 의식하기도 한다. 이런 패턴은 회피형과 비슷하며 언제든 관계를 끊고 상대로부터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은 상대와 관계가 끊어질 때 상처 받지 않으려는 무의식의 흐름이다.
    • 불안형과 회피형으로 시시각각 변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회피형과 혼란형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다. 애정표현을 하는 상대한테 이상한 말로 찬물을 끼얹다가도, 이로 인해 상대의 반응이 변했다고 느끼면 다시 달래는 패턴을 반복한다. 상처 받지 않기 위해 언제든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막상 상대가 나에게 애정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급격하게 불안해지기 때문에 상대를 당겨오기 시작한다. 이걸 당하는 애인은 대체 이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르겠는 등 혼란을 겪는다.
    • 위의 말과 비슷한데 동일한 상대더라도 긴 연애 과정에서 상대가 나를 좋아하냐 안 좋아하냐에 따라 회피형과 불안형을 넘나든다. 처음 상대에게 구애할 때는 열열하고 마치 영혼의 반쪽을 찾은 것 마냥 대한다. 여기까지야 평범한 사람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상대가 나에게 마음을 열고 나를 좋아한다고 표현하기 시작하면 특유의 단점 찾기가 시작 된다. 여기까진 회피형과 유사하다. 이에 상대가 실망하거나 지친 기색을 내비치면서 정서적으로 멀어짐을 느끼면 그때부턴 다시 불안형 처럼 상대를 당겨오려 한다. (이쯤 되면 미친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건 정말 할 말이 많은 주제라 내가 연애할 때 실제로 했던 생각이나 발언들을 자세하게 다뤄보고 싶긴 하다.

    다 쓰고 나니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내가 이렇다는 걸 생각만 해도 진이 빠진다 싶을 때도 있다. 다른 글에서 생각이 나면 더 쓰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본인이 이 유형이던가 애인이 이 유형인 경우일 텐데. 모두가 평안해졌으면 좋겠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기라도 하는 게 우선 나아지기 위한 첫 시작이니 너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파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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